화장품을 냉장고에 보관했더니 내용물이 물과 기름으로 분리돼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화장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잘못 보관하면 유통기한이 짧아지고, 심한 경우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 화장품, 보관하는 공간별로 점검해 보았다. 대체 어디에 어떤 제품을 놓아야 할까? 

Place 1 냉장고
Best 천연 DIY 화장품, 시트마스크, 젤 타입의 크림 등
냉장고 평균 온도는 4~5℃이다. 실온 보관에 적합한 상태로 만들어진 화장품을 냉장고에 넣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천연 재료로 만든 DIY 화장품이나 유기농 화장품은 방부제를 거의 섞지 않아 세균 등의 미생물 침투가 쉽다. 화장품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에는 얼지 않도록 문쪽에 보관한다. 또한 한 번 냉장고에 넣고 사용한 제품은 다시 실온에 보관하지 않는다. 
Worst 자외선차단제, 컨실러, 크림 류
-개봉 후 1년이 지난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거의 없다. 만약 1년 이내에 사용할 예정인 자외선차단제가 있다면 호일로 입구를 잘 감싼 다음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로션이나 크림에는 오일 성분이 많다. 너무 차가운 온도에 보관하면 자칫 묽어지거나 굳어져 서로 섞이지 않는다. 반대로 컨실러와 팩트 타입의 파운데이션은 성에가 맺혀 수분이 줄어들고 사용할 때 건조할 수 있다.

Place 2 화장품 냉장고
Best 유기농 화장품, 단지 모양의 패키지 화장품, 립스틱 등 밤(Balm) 타입
-화장품 전용 냉장고의 온도는 약 15℃이다. 화장품 냉장고에는 립스틱, 아이브로 등 잘 녹는 왁스로 만들어진 제품을 보관한다. 김주덕 교수는 “화장품 냉장고에 보관하면 좋은 제품도 있지만, 모든 제품에 꼭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내용물에 손가락이 닿으면 세균 번식 위험이 높다. 미생물이 일으키는 변패, 악취 등에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한다.
Worst 아이섀도, 마스카라, 오일 등
-화장품의 연구개발 단계에서 충분한 실험을 통해 내용물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화학적.물리적 변화가 나타났는지 확인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든 화장품 대부분은 빛이 들지 않는 실온에서 보관해도 된다. 
-열과 빛에 약한 마스카라는 수분이 
증발하면 제형이 변하므로, 서늘한 실온에 두고 사용한다. 오일은 냉장고에서 얼지 않지만 아랫부분에 침전현상이 나타난다. 오일 성분 중 일부 녹는 점이 낮은 오일이 얼어서 가라앉는 것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녹는다.

Place 3 서랍 
Best 아이섀도, 립스틱, 마스카라, 비타민C나 비타민A(레티놀) 제품 등
-아이섀도, 립스틱, 마스카라 등 색조 제품은 온도 변화가 크면 제품 속 수분이 증발해 사용감이 달라진다. 제형이 말라 부서질 수 있으므로 덮개를 씌워 보관한다. 
-비타민C와 레티놀(비타민A)처럼 햇빛에 파괴되는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한다. 요즘은 메이크업 라인 제품에도 비타민E나 농축 에센스 성분이 들어 있어 스킨케어 제품만큼 보관에 신경 써야 한다. 
Worst 샘플 화장품 등
샘플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보다 유통기한이 1년 미만으로 짧다. 서랍을 정리하다 발견한 샘플이 언제 어디서 받은 제품인지 확인할 길이 없어 난감할 때가 있다. 또 대부분 서랍에는 먼지가 많다. 기본적으로 화장품이 놓인 주변 환경은 언제나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미세먼지나 미생물 유입 방지를 위해 사용 후 항상 뚜껑을 바르게 닫는 다.

Place 4 컴퓨터 옆 
Best Nothing! 
검색, 문서작업, 쇼핑… 컴퓨터 옆에서 머무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어떤 이는 컴퓨터 옆에 핸드크림이나 로션 등 화장품을 아예 가져다 놓고 사용하는데, 특히 컴퓨터 주변은 화장품 보관에 적합하지 않다. 전자제품 자체의 발열도 있지만 컴퓨터 부품을 식히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바람이 화장품에 치명적이다. 한창 작업 중인 컴퓨터 온도는 약 20℃까지 올라간다. 일반 화장품 보관온도보다 3℃가량 높다.
Worst 핸드크림, 페이스 미스트 등
컴퓨터 작업 중 건조해진 얼굴과 손에 핸드크림과 미스트를 사용한다. 보습력이 높은 핸드크림일수록 오일과 글리세린 함량이 높다. 모두 열에 약해 변질 위험이 높은 성분이다. 미스트는 외부 공기와 닿지 않도록 진공 포장한 제품이 대부분이라 핸드크림보다 덜 치명적이다. 하지만 수분 함량이 높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쉽다. 만약 장소가 여의치 않다면 뜨거운 열기가 나오는 송풍구 반대편에 놓는다. 

Place 5 화장대 
Best 스킨, 에멀전, 자외선차단제 등
-평소 제품을 화장대에 놓고 사용한다면 화장대 위치부터 점검하자. 화장대는 주로 창가 옆에 놓는다. 그러나 직사광선이 창문으로 들어와 제품 위에 내리쬐면, 유효 성분이 열에 의해 변성된다. 화장대는 창문과 떨어진 그늘진 곳에 배치한다.
-자외선차단제는 실온에서 보관하며 개봉한 지 1년이 지난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 실온에서 내용물이 덩어리와 기름으로 분리될 때가 있는데, 상한 것이 아니라 사용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첨가한 실리콘 오일이 분리된 것이다. 
Worst 비타민C, 레티놀 함유 화장품 등
비타민은 빛과 열에 약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비타민 함유 화장품 용기는 대부분 어둡고 밀폐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C와 비타민A 계통인 레티놀은 햇빛에 분해될 수 있으므로 보관에 주의를 기울인다. 효능이 떨어지고 빛에 분해된 물질이 피부에 직접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반드시 빛이 들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Place 6 욕실 
Best Nothing! 
-욕실에 화장품을 놓고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세안이나 샤워가 끝난 후 그 자리에서 화장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실은 최악의 화장품 보관 장소다. 언제나 습기로 가득 차 있어 제품 속 성분의 화학변화를 부추긴다. 
-클렌징 제품과 보디 제품을 욕실에 두어야 한다면, 습기가 닿지 않는 개폐식 선반에 보관한다. 또한 목욕 후 수증기가 찬 욕실을 재빨리 환기시켜 온도와 습도를 낮춘다.
Worst 클렌징 크림, 마사지 크림, 워시오프 타입 팩 등
-항상 제품 뚜껑 상태를 확인한다. 내용물에 물이 들어가면 변질되므로 사용 후 뚜껑을 닫는다. 팩이나 마사지 크림처럼 영양분이 풍부해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 좋은 제품일수록 물이 튀지 않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보관한다. 
-손을 통해 먼지나 미생물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스패출러(주걱) 등을 사용한다. 대용량 클렌징 크림을 사용 할 때에는 더욱 주의한다 

Place 7 자동차 
Best 무향 파우더, 가루 타입 아이섀도 등
아침 출근시간에 쫓기는 여성은 자동차에 화장품을 뒀다 필요할 때 사용한다. 자동차 안이 또 하나의 움직이는 화장대인 셈이다. 김주덕 박사는 “여름철 한낮의 차 안 최고 온도는 80℃까지 올라가므로 하루에도 몇 번씩 녹았다 굳었다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겨울외에는 자동차에 화장품을 보관하지 않는다. 화장품 중에서도 파우더·가루 섀도 등 가루 타입 제품이 온도의 영향을 덜 받는다.
Worst 로션, 크림, 립스틱, 아이브로 펜슬 등
-기름과 물이 섞여 있는 유화제품인 로션, 크림과 왁스가 함유된 립스틱, 아이브로 펜슬은 절대 차 안에 보관하면 안 된다. 물과 기름, 색소와 오일이 분리되어 사용감이 낮아질 뿐 아니라 분리되는 과정 중 성분이 변질될 수 있다. 
-화장품의 사용감을 높이기 위해 향을 첨가한다. 그러나 향은 50℃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 변질이 된다. 차 안 한낮 최고 기온이 80℃에 이르는 과정에서 향이 변질될 수 있다.